불공대천(不共戴天) - 함께 하늘을 이지 못함, 부모를 죽인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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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대천(不共戴天) - 함께 하늘을 이지 못함, 부모를 죽인 원수

불공대천(不共戴天) - 함께 하늘을 이지 못함, 부모를 죽인 원수

[아닐 불(一/3) 한 가지 공(八/4) 일 대(戈/13) 하늘 천(大/1)]

怨讐(원수)는 원한이 맺힐 정도로 자기에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집단이다. 원수를 대하는 태도를 말하는 유명한 구절들은 많지만 방법은 대조적이다. 기원전 17세기 메소포타미아의 함무라비(Hammurabi)왕 때 제정된 법전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해를 입은 그대로 갚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오른 뺨을 치면 다른 뺨도 대주라고 하며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당한 그 이상 갚아야 시원하겠지만 성인들은 악을 악으로 갚으면 그 악은 영원히 계속된다고 본 것이다.

우리의 속담도 마찬가지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보복을 하면 보복을 당하고 ‘오랜 원수를 갚으려다가 새 원수가 생긴다’고 했다. 그래서 ‘밤 잔 원수 없고 날 샌 은혜 없다’며 ‘원수는 순(順)으로 풀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중국에는 원수에 대해 살벌하다. 五經(오경)의 하나인 유가의 경전 ‘禮記(예기)’ 曲禮(곡례) 상편에 하늘을 함께 머리에 일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으니 상대를 죽이거나 자신이 죽든가 해야 한다니 말이다.

내용을 보자. ‘아버지의 원수는 함께 하늘을 이고 살지 못하며(父之讐 弗與共戴天/ 부지수 불여공대천), 형제의 원수는 죽이려는 병기를 도로 거두지 않으며(兄弟之讐 不反兵/ 형제지수 불반병), 친구의 원수는 나라를 같이 하여 살지 않는다(交遊之讐 不同國/ 교유지수 부동국).’ 아버지의 원수와 함께 형제의 원수도 부닥치면 집으로 무기를 가지러 갈 여유가 없으니 항상 휴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친구의 원수는 나라를 함께 하지 않으니 다른 나라로 쫓거나 자기가 떠나거나 한다. 고대 씨족사회에서 혈족이 중시되었을 당시의 규정이지만 오늘날에도 무협지 등에서 이는 예찬되었다.

꼭 사람을 죽인 경우가 아니라도 더불어 같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미우면 이 말을 쓴다. 피해를 끼친 사람에 대응하는데 개개인이 나서면 보복의 악순환이 되니 현대에선 법으로 대신한다. 법이 무결할 수만은 없어 범죄의 피해자는 항상 억울함을 느낀다. 입법 때는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세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그보다 배려하고 양보하고 함께 사는 사회가 더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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